[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기자] “좋은 1번 타자가 두 명이나 있다는 것은 참 감사한 일이다.”
LG 류지현 감독이 꾸준히 변화를 주는 1번 타순을 바라보며 밝게 웃었다. 류 감독은 22일 잠실 롯데전을 앞두고 지난 광주 2연전과 달리 1번 타순에 박해민을 배치했음을 전하며 “어제도 그랬지만 박해민은 게임을 만들 수 있는 선수다. 2사후 기습번트 안타로 출루했고 그러면서 득점이 나왔다. 해민이의 장점이 다시 나온 경기였다”고 돌아봤다.
류 감독의 말대로 박해민은 전날 광주 KIA전 3회초 2사후 기습번트로 만든 내야안타로 출루했다. 이후 리드폭을 넓히며 KIA 선발투수 토마스 파노니를 흔들었고 김현수가 볼넷 출루, 채은성의 타구에는 상대 실책으로 LG가 선취점을 뽑았다. 계속된 찬스에서 LG는 오지환의 2타점 3루타로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2번 타자로 나왔던 박해민은 3안타를 기록했고 이날은 1번 타자로 출전한다.
류 감독은 “좋은 1번 타자가 두 명이나 있다는 것은 참 감사한 일”이라며 “전반기에 (홍)창기가 부상을 당했을 때 해민이가 1번 타순에서 경기를 잘 풀어줬다. 창기가 돌아온 후에는 상대 투수, 그리고 우리 선수들의 컨디션을 고려해 라인업을 짜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겨울 영입 당시에는 물음표도 있었다. 국가대표 1번 타자 박해민의 기량을 의심한 것은 아니지만 LG에는 지난해 최고 출루율(0.456)을 기록한 1번 타자 홍창기가 있다. 중복 투자로 볼 수도 있었는데 류 감독과 LG 구단은 박해민 영입이 궁극적으로는 테이블세터를 강하게 만들 것으로 예상했다.
그리고 그 예상은 적중했다. 늘 2번 타자가 문제였는데 올해 LG는 2번 타순 타율 0.305 출루율 0.378로 나란히 리그 1위에 자리하고 있다. 박해민이 1번 타자로 출장하면 홍창기가 2번, 홍창기가 1번 타자로 출장하면 박해민 2번 타자로 출장한 효과다. 더불어 지난 달까지 맹타를 휘두른 문성주가 홍창기가 부상으로 이탈했을 때 2번 타순에 배치됐다. 박해민 영입과 문성주 활약이 타선 전체에 시너지 효과를 냈고, LG는 2번 타순 뿐이 아닌 전체적인 타격지표에서 최상위권에 자리하고 있다.
이날은 2번에 다시 변화를 줬다. LG는 박해민(중견수)~이재원(우익수)~김현수(좌익수)~채은성(1루수)~오지환(유격수)~문보경(3루수)~이형종(지명타자)~유강남(포수)~이상호(2루수)로 라인업을 짰다. 선발투수는 임찬규다.
류 감독은 우타자 이재원과 이상호가 좌타자 찰리 반즈에 맞서 출전하는 것을 두고 “후반기에는 반즈가 좌타자에게 약한 것을 기록으로 봤다. 그 부분을 생각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래도 창기나 건창이의 스윙궤도 보다는 재원이와 상호가 더 효율적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지난 반즈와 상대한 경기에서도 초반에 좋은 결과를 냈기 때문에 그 부분도 기대하고 있다. 경기 중후반에 우리가 쓸 수 있는 카드를 남겨두는 부분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류 감독은 앞으로 선발 로테이션이 이민호, 케이시 켈리, 아담 플럿코로 돌아간다고 전하면서 “이번주까지는 로테이션대로 간다. 일요일까지 상황을 보고 로테이션에 변화를 줄지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